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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세제 개편 (보유세, 조세형평성, 실수요자)

by 부동산농부 2026. 7. 21.

정부가 종합부동산세 세율 인상과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을 포함한 보유세 강화 방향을 공식화했습니다. 저도 이 소식을 접하고 며칠 사이에 상담 전화가 부쩍 늘었는데, 같은 날 전혀 다른 두 상담을 연이어 진행하면서 이 문제가 단순히 세율 하나를 올리고 내리는 일이 아니라는 걸 다시 실감했습니다.



보유세 강화, 왜 지금 꺼내드는 걸까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현 상황을 '망국적 부동산 공화국'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자산 불평등, 가계 부채, 청년층 주거 소외가 그 이유로 꼽혔는데, 저는 이 세 가지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데 동의합니다. 문제는 해법의 순서와 설계입니다.

정부가 검토 중인 카드는 크게 세 가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세율 및 과세표준 구간 조정,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그리고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축소입니다. 여기서 공정시장가액비율이란 주택의 공시가격에서 실제 세금 부과의 기준이 되는 비율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이 비율이 오르면 같은 집이라도 세 부담이 커집니다.

구윤철 부총리는 "집은 바잉(buying)이 아닌 리빙(living)"이라는 원칙을 강조했고(출처: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정책 방향이 실거주자 중심으로 재편될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 방향 자체에 반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저는 그 세부 설계가 훨씬 중요하다고 봅니다.

보유세를 강화하되, 장특공제 축소와 묶어서 매물 출회를 막는 구조를 만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납니다. 반대로 보유세는 높이고 양도세 부담을 합리적으로 낮춰 퇴로를 열어준다면, 오랫동안 잠겨 있던 주택이 시장에 나오면서 공급 확대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습니다. 세제 설계는 방향보다 조합이 중요하다는 게 저의 판단입니다.

  •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과세표준 구간 및 세율 인상 검토 중
  •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시 동일 주택도 실효 세 부담 증가
  •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축소 시 매물 잠김 우려
요약: 보유세 강화의 방향성은 이해할 수 있지만, 양도세·공급 대책과의 조합 설계 없이 세율만 올리면 시장 왜곡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조세형평성, 숫자만으로는 공평하지 않다

정부가 겨냥하는 조세형평성이란 실거주 1주택자와 비거주 1주택자·다주택자 사이의 세 부담 격차를 줄이는 것입니다. 즉, 실제 살지 않는 집을 보유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세금을 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여기서 조세형평성이란 동일한 경제적 능력을 가진 사람이 동일한 세 부담을 지고, 능력이 다르면 부담도 달라야 한다는 과세 원칙을 말합니다.

제가 직접 상담에서 경험한 사례를 말씀드리면, 아파트 두 채를 보유한 60대 고객이 사무실을 찾아왔습니다. 한 채는 15년 넘게 직접 거주 중인 집이고, 다른 한 채는 자녀에게 물려줄 생각으로 보유 중인 소형 아파트였습니다. 그분은 "투기꾼 취급을 받는 게 억울하다"고 하셨는데, 저는 그 감정에 충분히 공감했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자녀에게 물려줄 목적이라도 실제 거주하지 않는 주택을 장기간 보유하는 건, 공급이 제한된 지역에서 다른 실수요자의 주거 기회를 줄이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그분의 사정이 이해되더라도, 정책은 개인 사정을 기준으로 설계될 수 없습니다.

문제는 정부가 다주택자를 일률적으로 투기 수요로 규정할 경우입니다. 은퇴 후 소득이 크게 줄어든 고령자, 지방 저가주택 보유자, 상속으로 갑자기 다주택자가 된 사람, 장기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임대인까지 동일한 기준으로 묶으면 조세형평성을 높이려는 정책이 오히려 선의의 실수요자에게 더 큰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보유 주택 수만이 아니라 주택 가격, 실거주 여부, 임대 기간, 취득 경위, 소득 수준을 함께 고려한 세밀한 구분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요약: 조세형평성은 주택 수만으로 판단할 수 없으며, 소득·거주 여부·취득 경위 등을 함께 고려한 세밀한 과세 기준이 필요합니다.

실수요자 대책, 세금보다 먼저 해결해야 할 것들

같은 날 상담한 40대 무주택 부부의 반응은 전혀 달랐습니다. 정부가 실거주자 중심으로 정책을 바꾸겠다는 신호에 기대를 나타냈는데, 정작 이들이 가장 원하는 건 세금 강화가 아니었습니다. 대출 규제 때문에 원하는 지역의 주택을 살 수 없어 전세로 사는 상황에서, 가장 절박하게 느끼는 건 대출 한도 확대와 주택 공급이었습니다.

솔직히 이건 저도 예상 밖이었습니다. 실수요자 보호를 강조하면서도 정작 실수요자들이 원하는 대출 합리화나 공급 확대는 뒤로 밀리고, 세금 부담을 높이는 방향이 먼저 나오는 구조라면 효과보다 부작용이 클 수 있습니다.

며칠 뒤에는 지역 내 다주택자가 급매물을 내놨다는 소식이 퍼지자 매수 문의가 일시적으로 늘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고객은 세제 개편안이 확정될 때까지 계약을 미루겠다고 했습니다. 매도자는 세금이 더 오르기 전에 처분하려 하고, 매수자는 보유세와 대출 규제가 어떻게 바뀔지 몰라 결정을 못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때 제가 다시 확인한 건, 부동산 정책에서 방향성 못지않게 예측 가능성과 일관성이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GDP 대비 부동산 보유세 비중은 OECD 평균에 비해 낮은 편으로 평가됩니다(출처: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보유세 강화의 논리적 근거가 없는 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충분한 공급 대책과 실수요자 금융 지원 없이 세 부담만 먼저 높이면, 거래 위축과 전월세 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제 경험에서 나온 판단입니다.

요약: 세제 개편은 공급 확대·대출 합리화와 동시에 추진되어야 하며, 시행 기준과 시기를 사전에 명확히 밝혀 시장 예측 가능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보유세가 강화되면 집값이 떨어지나요?

A. 보유세 강화만으로 집값이 내려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세 부담이 커진 다주택자가 매물을 내놓으면 공급이 늘어 가격 하락 압력이 생길 수 있지만, 동시에 양도소득세 부담이 크면 오히려 매물을 묶어두는 잠김 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보유세와 양도세의 조합, 그리고 시장 공급 상황을 함께 봐야 합니다.


Q. 실거주 1주택자도 종합부동산세를 더 내게 되나요?

A. 정부가 검토 중인 방향은 실거주 1주택자보다 비거주 1주택자와 다주택자에 대한 세 부담을 높이는 쪽입니다. 다만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전체적으로 오르면 실거주 1주택자에게도 일부 영향이 생길 수 있어, 최종 세부 기준이 어떻게 확정되느냐가 중요합니다. 아직 개편안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23일 부동산 대토론회 이후 발표될 구체안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Q. 다주택자는 지금 집을 팔아야 하나요?

A. 이건 저도 상담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입니다. 세제 개편 방향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매도하거나 반대로 무작정 버티는 건 모두 리스크가 있습니다. 보유 주택의 가격대, 현재 임대 여부, 은퇴 후 소득 수준 등 개인 상황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기 때문에, 개편안 발표 후 세무사나 부동산 전문가와 구체적으로 검토하는 게 현실적으로 가장 안전합니다.


Q. 장기보유특별공제가 줄어들면 어떤 영향이 있나요?

A.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란 주택을 오래 보유할수록 양도소득세를 일정 비율 깎아주는 제도입니다. 이 혜택이 줄어들면 오래 갖고 있던 집을 팔 때 세 부담이 커져서, 매물을 내놓으려는 유인이 오히려 줄어들 수 있습니다. 보유세를 높이면서 장특공제도 동시에 줄이면 시장에 나오는 매물이 오히려 감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두 제도의 조합을 신중하게 설계해야 한다고 봅니다.


결론

부동산 세제 개편은 방향이 옳다고 해서 결과도 옳은 건 아닙니다. 저는 이번 연이은 상담을 통해, 같은 다주택자라도 처한 상황이 얼마나 다른지를 다시 확인했습니다. 보유세 강화, 조세형평성 제고, 실수요자 보호 모두 필요한 방향이지만, 이 세 가지가 함께 설계되지 않으면 각각이 서로의 발목을 잡는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세제 개편은 공급 확대, 대출 규제 합리화, 임대차시장 안정 대책과 동시에 추진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행 시기와 기준을 사전에 명확히 밝혀 시장 참여자가 충분히 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23일 부동산 대토론회 이후 발표될 구체적인 개편안에서 그 세부 설계를 반드시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참고: https://www.m-i.kr/news/articleView.html?idxno=1393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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